스테이리운 ⓒ 이충재


  스테이리운 ⓒ 이충재

 좁은 골목 끝,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새로운 가치를 지닌 공간이 시작된다. 춘향의 고향이자 아름다운 경관의 광한루가 있는 남원, 이곳의 도시재생을 기획하고 있던 우주알과 디자인 투플라이가 만났다. 이들은 과거 부유한 계층의 주거공간이었지만 현재는 그 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한옥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남원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스테이리운의 대문은 일주문 형식으로 제작되어 굳게 닫힌 느낌보다는 개방감이 느껴진다. 건물내부로 들어가는 길에는 공간감을 더함으로써 진입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자 하는 설계자의 섬세한 배려가 곳곳에 돋보인다.


  스테이리운 ⓒ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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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채는 본채보다 크기는 작지만 그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낸다. 실외 공간을 십분 활용한 사랑채는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서 자연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야외 수공간에 위치한 평상에서는 흐르는 물을 발아래 두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마치 자연 속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실내는 프라이빗한 공간인 화장실의 창문을 과감하게 뚫고 야외 조경을 더하여 가장 답답한 부분을 변화시켰고 이를 통해 공간 전체의 개방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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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을 따라 이동하면 수공간을 경계로 외부와 분리된 본채를 만날 수 있다. 자연공간을 통해 외부와 분리시킨 본채는 독립된 느낌을 주어 온전히 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많이 머무르는 거실의 전면은 단단한 벽 대신 유리를 사용해 내부공간과 바깥공간을 하나로 이어줌과 동시에 주변정원에 자연스레 스며드는 한옥의 분위기를 내부에서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잔잔하게 퍼지는 물과 잘 어우러지는 외부의 조경은 남원의 시목(市木)인 배롱나무를 사용하여 지역의 특색을 잊지 않고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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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리운은 일반적인 한옥보다 크기가 크고 천장이 높은 구조적 장점을 그대로 살려 서까래와 대들보가 드러나도록 한옥의 특징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였다. 노출된 한옥구조물에서 엿볼 수 있는 오랜 세월의 흔적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감의 가구와 조화를 이루어 과거의 연륜에 현대적 감성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있다. 자갈 너머의 사색 공간에서는 그 무엇에도 방해 받지 않은 채 나를 위한 온전한 시간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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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채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조명은 시간에 관계없이 마치 달이 떠있는 듯한 운치를 준다. 낮에는 아늑한 채광이 들어서고, 밤에는 따뜻한 달빛에 기대어 빛나는 조명은 한옥이 가진 세월의 여유로움과 더해져 본채의 안락함을 한층 더 고조시킨다. 고택이 가져다 주는 고즈넉함과 현대의 모던함이 조화된 스테이리운은 여행자들에게 쉼터이자 이벤트공간으로 다가가 남원에서의 특별한 하루를 완성시킨다. 쳇바퀴 같은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를 위해 집중할 수 있는 스테이리운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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